어느 어부의 오두막. 어부의 아내 잔나가 앉아 있다. 남편은 바다에 나갔다. 폭풍우가 심한 날이다. 아이들은 잠들어 있다. 어부의 가족은 가난하다. 아이들은 여전히 신발없이 맨발로 뛰어다닌다. "그래도 아이들이 건강하니 감사할 따름이지. 불평해서는 안돼." 잔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다시금 폭풍우 소리에 귀 기울인다. "그이는 대체 어디 있는 걸까? 주여, 그이를 지켜주소서. 구해 주시고 불쌍히 여기소서." 그녀는 이렇게 생각하며 성호를 긋는다. 잔나는 남편이 걱정되어 집밖에 나왔다가 이웃집 문이 부딪히는 소리에 다가간다. 이웃집도 형편이 좋지 않아 안부를 확인할 겸 집에 들어갔다. 이웃집 여자가 천장을 보고 누워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여자는 죽어있었고 그 옆에 아이들이 자고 있었다. 여자는 죽기전 자..
알료쉬까라는 아이가 있다. 그는 막내 아들이다. 항아리를 들고 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항아리를 깨뜨리고 그는 '알료샤 항아리' 라는 별명이 생겼다. 그는 군대에 간 형 대신 상인 집으로 팔려간다. 알료사는 말수가 적었다. 말을 할 때면 늘 뚝뚝 끊어서 짧게 말했다. 그리고 그에게 무슨 일을 시키거나 할수 있겠냐고 물으면 언제나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뭐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일에 뛰어들어 해냈다. 그는 아는 기도문이 하나도 없었다. 어머니가 가르쳐 줬던 걸 까먹은 것이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기도했다. 손으로 성호를 그으며. 묵묵히 일만 하던 알료샤를 불쌍히 여긴 이가 있었다. 상인의 집에서 같이 일하는 요리사 우스찌냐였다. 그녀는 음식을 가져다 주며 그를 챙겼다. 둘 사..
그러니까 여러분의 얘기는, 선악은 사람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환경에 달렸다는 거군요. 환경이 모든 걸 방해한다고. 하지만 나는 모든 일은 우연에 달렸다고 생각한다오. 자, 내 얘기를 들려주겠소.. 인격의 완성에 환경의 조건을 바꿔야 한다는 대화가 오고 가던 중이었다. 이반 바실리예비치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한다. 그는 무도회에서 매력적인 여성과 만났다. 둘은 여러 곡에 맞춰 춤을 추었다. 그 무도회에는 그녀의 부모도 참석해있어서 그들과 인사를 나눈다. 그의 아버지는 대령계급의 군인이다. 무도회 떠나 시간이 조금 지나고 길을 걷던 이반은 멀리서 한 무리진 사람들을 본다. 다가가 보니 그들은 도망친 따따르인들을 호송하는 군인들이었다. 군인들 중 눈에 띈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무도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