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표도르 시가예프, 복수를 위해 총을 사러 왔다. 하지만...
표도르 표도로비치 시가예프.
그는 아내의 간통 현장을 목격하고 복수하기 위해 총포점으로 달려간다.
점원은 권총류를 하나씩 그에게 보여주며 설명한다.
좋은 권총을 소개했으나 가격이 비싸다.
그 와중에 시가예프는 이런저런 고민을 한다.
그는 아내와 정부를 모두 죽이고 자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내를 살려두어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해 더 고통을 주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얼마안가 그는 또 생각을 바꾼다.
자신이 자살을 하면 세상이 자신을 죄인으로 여기고 소심한 사내로 의심할 것이라고..
총포점 점원은 계속 다른 총기를 가져와 보여주며 그에게 설명을 한다.
점원은 덧붙여 말한다.
고위 관직이나 판사, 검사, 변호사 들이 모두 남의 여편네를 건드리고 있어서,
간통 신고를 해도 오히려 신고한 남편을 사할린으로 징역을 보낸다고.
날이 가면 갈수록 우리 상점의 권총 매상은 줄어드는데
이것은 정부(情夫)가 점점 줄어든다는 의미가 아니라,
남편이 그런 상태를 묵인하고, 재판이나 징역 같은 것을
무서워 한다는 증거입니다.
시가예프는 또 생각한다.
'내가 징역을 가면 아내는 또 결혼을 하겠지?'
'그러니 그년도 살려두고, 나도 죽지 않고, 그 녀석도... 역시 살려두는 편이 낫겠군.
더 현명하고 혹독한 방법을 궁리해내야겠어.
그놈들을 모욕으로 벌하고, 이혼 수속을 밟아 추문을 세상에 폭로하자...'
그는 더이상 권총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그는 민망한 상황이라 뭐라도 하나 사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저...저건 뭐지요?"
그는 물었다.
"메추라기 잡는 그물입니다."
"얼마지요?"
"8루블입니다, 무슈."
"싸주세요..."
모욕을 당한 남자는 8루블을 치르고 새 그물을 받아 들고는
한층 더 모욕을 당한 기분을 느끼면서 상점 밖으로 나왔다.
아내의 간통 현장을 목격해 아내와 정부를 모두 죽이고 자신도 자살해 복수하겠다는 주인공.
그는 45루블 총을 사지도 못했고,
안절부절 생각에 빠지며 계획했던 복수극을 취소한다.
총포점을 그냥 나서기 민망해 메추라기 그물을 사서 나온다.
아내의 간통으로 모욕 당한 그. 총포점을 나오며 또 다른 모욕감을 느낀다.
간통이 횡횡했고 그런 일들을 묵인하는 사회 분위기.
소시민은 그냥 포기하고 살아간다.
안타깝고 불쌍하면서 한편으로 그런 체념한 모습에 우울한 감정마저 든다.
[출처] 체호프 단편선, 지은이 : 안톤 체호프, 펴낸곳 : (주)문예출판사
'책 book > 하루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파상 단편선] 달빛, "사랑하는 것 그 자체를 사랑하는거야" 모파상단편소설추천 세계고전문학추천 (0) | 2022.07.01 |
---|---|
[모파상 단편선] 보석, 속물인 줄 알았던 아내 하지만 그 깊은 속을 훗날 알게 되었다 (0) | 2022.06.12 |
[우수/안톤 체호프] 아들의 죽음으로 상실과 공허한 마음을 위로 받고 싶은 마부 요나 포타포프 (0) | 2022.06.05 |
[약제사 부인/안톤 체호프] 결혼, 권태 그리고 외로움 (0) | 2022.05.27 |
[사모님/안톤체호프] 인사청탁에 고뇌하는 양심있는 관리자 그런 고뇌는 계속 된다 (0) | 2022.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