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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 '상자속에 든 사나이'

 

어느 하룻밤 수의사인 이반 이바느이치와 중학교 교사 불킨은 잠이 오지 않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꺼낸다.

 

이 세상에는 꿀벌이나 달팽이처럼 자기 집 속으로 들어가려고만 하는
천성이 은퇴적인 사람이 적지 않아요. 

 

불킨은 베리코프라는 그리스어 교사 이야기를 시작한다.

 

 

안톤체호프 상자 속에 든 사나이

불킨은 베리코프와 문지방 하나를 사이에 둔 방에 각각 살았다.

 

베리코프는 걱정도, 의심도 많았다. 그렇게 방에서 살았다.

 

어느날 학교에 선생이 새로 부임했다.

 

그는 코발렌코라고 한다.

 

부임해 오면서 누이인 바렌카 같이 동네에 오게 되었다.

 

베리코프는 바렌카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서로 호감이 생기게 되었고 마을 사람들도 혼기가 지난 그 둘이 결혼 하기를 바랬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에 베리코프는 불안해하기 시작한다.

코발렌콘에 집도 자주 방문했지만, 그의 생활양식에는 추호도 변화가 없었습니다.
도리어 정반대로 결혼에 대한 결심은 그에게 병적인 영향을 끼친 것 같았습니다. 
그는 날이 갈수록 야위어갔고 얼굴에는 핏기가 사라졌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더욱더 깊숙이 상자 속으로 들어가려고 애쓰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날 베리코프는 코발렌코와 엇갈린 의견으로 언쟁을 벌인다.

 

코발렌코는 그를 밀쳤고 그는 계단 아래로 떨어졌고 마침 돌아온 바렌카가 그 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그가 실수로 넘어진 것으로 여기어 웃고 말았다.

 

'하하...호호...'
이 천둥 같은 웃음소리 '하하하' 가 구혼도, 지상에서의 존재까지도 결정짓고 말았습니다.
베리코프는 집에 돌아오자 무엇보다 먼저 바렌카의 초상화를 치우고, 잠자리에 누운채,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한 달 후에 베리코프는 죽었다.

 

관 속에 든 그의 얼굴은 편안해 보였고, 명랑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드디어 상자 속으로 들어가서 다시는 밖으로 나가지 않게 된 것을 기뻐나 하는 듯이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는 자기 이상을 달성한 셈입니다.

그가 죽고 난 후에도 마을은 달라지지 않았다.

 

요컨대 전보다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우리들이 베리코프의 장례를 치른 것은 사실이나, 아직도 베리코프와 같이 상자 속데 든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사나이들이 얼마나 많이 나타날까요....."

 

불킨이 이야기를 마치고, 이반 이바느이치가 누으며 입을 열었다.

 

사람들은 거짓말을 듣고, 모욕과 멸시를 당하고도 참기 때문에 바보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자기는 정직한 자유인이라고 말도 하고, 자기 자신을 기만하고 비웃습니다.
이것은 모두 다 한 조각의 빵과 자기 몸 둘 거처와 한 푼의 가치도 없는 지위 때문입니다.
이렇게는 더 살고 싶지도 않아요!"


나도 우리도 베리코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사회에서 정해지 규범,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의무, 사람들의 시선, 개인적인 명예와 같은 것들에 갇혀 있다.

 

그것들을 배척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길들여져 가고 만다.

 

진정한 의미의 자유를 찾아가는 삶을 살자.

 

[출처] 체호프 단편선, 지은이 : 안톤 체호프, 펴낸곳 : (주)문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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