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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사라마구 '눈먼 자들의 도시'

 

나는 사실 제목도 그렇고 책 표지도 그렇고 약간 스릴러 장르의 소설인줄 알았다.

그래서 손이 가질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결심을 하고 책을 들었다.

 

'눈 먼 자들의 도시'

 

도로의 차안에서 한 남자의 눈이 멀고 만다.

 

어떤 남자의 도움을 받아 겨우 집으로 오는데..

 

도움을 준 남자는 눈 먼남자의 차를 가지고 달아난다.

 

눈 먼 남자는 분노를 느낀다.

 

그는 다음날 눈을 고치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

 

그리고..

 

 

 

주제 사라마구 눈먼자들의 도시

 

몇일이 지나자 눈먼 남자의 아내, 그리고 안과 의사가 차례로 눈이 멀고 만다.

 

몇일이 더 지나자 그들과 접촉한 이들도 눈이 멀게 되었다.

 

도시는 이 전염병에 대해 비상상황을 알리고 눈이 먼 자들을 정신병원에 수용하기로 한다.

 

그런데..

 

단 한사람 눈이 멀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안과 의사의 아내였다. 

 

그녀는 남편을 사랑하고 걱정한 나머지  눈이 먼 행세를 하여 남편과 함께 수용소로 오게 되었다.

 

그녀는 들키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회오리바람처럼 그들이 병실로 쏟아져 들어왔다.
마치 뒤에서 불도저로 밀어대는 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넘어져서 발에 짓밟히고 있었다.
새로 온 사람들은 좁은 복도를 채우더니, 점차 침대 사이의 공간을 메우기 시작했다.
마치 폭풍우 속에 들어갔다가 마침내 가까스로 항구에 도착한 배처럼, 
그들은 얼른 침대를 하나씩 차지하고, 다른 사람이 더 들어온 공간은 없다고,
늦게 온 사람은 다른 데 가서 알아보라고 고집을 부리고 있었다.

 

처음에 그들은 서로를 배려하고 약속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점차 수용소에는 많은 인원들이 채워졌다.

 

그리고..

 

불량배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식량을 독점했다.

 

그리고 여성들에게 식량을 대가로 그들의 몸을 바랐다. 

 

이에 분노하는 남성들도 있었지만.. 분노 거기까지였다.

 

여성들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식량을 위해 그들에게 향했다.

 

참혹했다.

 

안과의사의 아내는 남편과 다른 사람들을 열심히 도왔다.

 

자신의 비밀을 끝까지 숨겼으나 마지막까지 함께한 이들과는 이를 공유한다.

 

때때로 그녀는 홀로 그 참혹한 일들을 보면서 자신도 눈이 멀기를 바랬다.

 

수용소를 탈출하게 되고 세상밖은 이전과 달랐다.

 

모든 이들이 눈이 멀고 세상이 황폐해졌다.

 

음식을 구하러 다니며 그들은 서로를 지키며 버텨나간다.

 

그리고 어느날...

 

처음 눈이 멀기 시작한 사람.. 그리고 의사.. 같이 한 이들 모두 차례로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요.
응, 알고 싶어.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다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눈은 멀었지만 본다는 건가.
볼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의사의 아내는 일어나 창으로 갔다.
그녀는 쓰레기로 가득찬 거리, 그곳에서 소리를 지르며 노래부르는 사람들을 내려다보았다.
이어 그녀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모든 것이 하얗게 보였다. 
내 차례구나, 그녀는 생각했다.
두려움 때문에 그녀는 눈길을 얼른 아래로 돌렸다.

도시는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우리는 최근 세계적인 전염병을 겪었다. 이렇게 지구 전역에 퍼진 질병을 실제로 보고 경험한 것은 처음이었다.

 

책에서만 볼 수 있었지.

 

'눈이 멀게 되는 병' 이라는 다소 생소한 증상이지만 이질감 없이 녹아들었다.

 

이 소설에서 단 한사람. 안과 의사는 세상을 볼 수 있다.

 

수용소에서 온갖 부조리,범죄.. 인간성이 상실된 모습을 그녀는 혼자 목도한다.

 

'나도 눈이 멀고 싶다'는 그녀의 마음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희망은 있었다.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는 이들이 있었다.

 

질병으로 많은 이들을 잃었고 전쟁으로 많은 이들이 세상을 등지고 아파하고 있다.

 

눈을 뜨고 있어도 감은 것만 같다.

 

진정 눈을 떠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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