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파상 단편선 '달빛', 그녀는 단지 사랑을 하고 싶었을 뿐. 쥘리 루베르 부인은 스위스 여행에서 돌아오는 언니 앙리에트 레토레 부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레토레 부부는 5주전쯤 여행을 떠났다가 남편이 일이 생겨 혼자 떠나자 앙리에트 부인은 파리의 동생집에 와서 몇일 묵기로 했다. 두 가닥의 흰머리가 언니의 양쪽 관자놀이를 덥고 있었다. 머리의 다른 부분은 온통 짙은 검은빛으로 윤기가 흘렀으나 그곳, 그 양쪽만은 두 가닥 은빛 물줄기를 이루며 검은 머리타래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그녀는 스물넷도 채 안 된 나이였다. 머리가 갑자기 센 것은 스위스로 여행을 떠난 후의 일이었다. 움직이지 않고 서서 루베르 부인은 멍하니 언니를 바라보았다. 동생은 언니의 안부를 묻는다. 그러자 언니는 힘없는 목소리로 이..
아내는 가짜 보석들을 모았다. 누가 알았겠는가...그녀의 진심을... 랑탱 씨는 차장 댁 야간파티에서 그 아가씨를 만나는 순간 그물에 덮이듯 사랑에 빠졌다. 몇년 전 사망한 지방 세무관의 딸이었다. 랑탱시는 내무성의 사무관이었는데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청혼해 결혼을 했다. 그녀는 애교,애정을 다해 남편을 대했다. 육체적 매력도 뛰어나 신혼이 지나도 부부사이가 좋았다. 그가 아내에 대해서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것은 극장에 가는 취미와 모조 보석을 좋아하는 취향 두 가지뿐이었다. 그녀는 극장에 갈 때 치장을 하곤 했는데, 모조 보석, 인조 보석, 보석처럼 보이는 유리장식 등으로 단장하는 습관이 있었다. 싸구려 취미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남편은 종종 말한다. "여보, 진짜 보석을 살 수 없으면 자신이 지닌 우..
표도르 시가예프, 복수를 위해 총을 사러 왔다. 하지만... 표도르 표도로비치 시가예프. 그는 아내의 간통 현장을 목격하고 복수하기 위해 총포점으로 달려간다. 점원은 권총류를 하나씩 그에게 보여주며 설명한다. 좋은 권총을 소개했으나 가격이 비싸다. 그 와중에 시가예프는 이런저런 고민을 한다. 그는 아내와 정부를 모두 죽이고 자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내를 살려두어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해 더 고통을 주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얼마안가 그는 또 생각을 바꾼다. 자신이 자살을 하면 세상이 자신을 죄인으로 여기고 소심한 사내로 의심할 것이라고.. 총포점 점원은 계속 다른 총기를 가져와 보여주며 그에게 설명을 한다. 점원은 덧붙여 말한다. 고위 관직이나 판사, 검사, 변호사 들이 모두 남의 여편네를 건드리고 ..
아들을 잃은 슬픔. 이야기를 들어줄, 위로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마부 요나 포타포프는 유령처럼 전신이 새하얗다. 한 군인이 그에게 와 브이보르그스카야 까지 가달라 한다. 마차는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 군인은 투덜댄다. 마부는 손님 쪽을 돌아보며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듯 하다. "저 말입니다, 나리... 제 아들 놈이 이번 주일에 죽었답니다." "으흠...! 어떻게 죽었지?" 요나는 온몸을 손님쪽으로 돌리며 말한다. "그런 걸 누가 압니까! 아마 열병인 것 같습니다... 사흘 동안 병원에 누워 있다가 죽었으니까요... 모두 하느님의 뜻이겠죠." 군인은 마부에게 빨리 가도록 재촉한다. 더 이야기를 들어줄 것 같지 않다. 브이보르그스카야에 군인을 내려주고 마부는 말과 함께 서있다. 몇 시간이 지나자 세 젊은..
그녀는 울고 싶을 만큼 화가 치밀고 답답하고 외로웠다 늦은 밤. 약제사 체르노모르지크의 부인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지나가던 두 군인 장교가 미모의 약제사 부인을 보기 위해 약방에 들린다. 그들은 쓸데 없이 이것 저것을 산다. 그러면서 슬며시 그녀에게 추파를 던진다. 둘은 살 것을 사고 약방에서 파는 술을 한잔 씩 한다. "술은 사실 말이지 더러운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 같은 미인 앞에서는 ...에에에... 술은 신주(神酒)와 다름없이 느껴지거든요. 부인, 당신은 정말 아름답군요! 저는 마음속으로 당신 손에 키스합니다." "그리고 이 공상이 실현될 수 있다면, 저는 어떤 희생이라도 무릅쓰겠습니다!" 그들은 거침없이 추파를 던진다. 부끄러워하던 부인도 싫지 많은 않은 듯 했다. 그녀는 몹시 지루해 있었기 ..
만사에 공평무사하며 관용성을 가진 인물로 자처하는 교육감 표도르 페트로비치. 그는 브레멘스키라는 교원과 면담을 한다. 브레멘스키는 목에 문제가 생겨 교원 일을 못하게 되자 표도르는 그를 위해 고민을 하다 곧 결원이 생길 서기직을 제안한다. 교육감이 집에 돌아오자 아내가 서기직 일자리로 청탁을 전달한다. 니나 세르게예브나가 어떤 청년을 부탁했다고 한다. 교육감은 다른 사람을 통해 청탁을 한 그 청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느날 그 청년이 교육감을 찾았다. 그 청년, 폴주힌은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을 했으나 교육감은 쉽게 승낙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째서 자네는 바로 내게 찾아오지 않고, 부인네들에게 미리 청을 넣고 다니느냔 말일세." "그게 교육감님의 기분을 상하게 할 줄은 몰랐습니다." 폴주힌은 낯을..
아뉴타, 작은 여인. 그녀는 오늘도 머무른다. 암울한 시대 속에 인간성을 상실한 이들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허무 1. 줄거리 스물 대여섯 정도의 가녀린 여인 아뉴타. 그녀는 의과대학 3학년생인 스체판 클로치코프와 동거를 한다. 클로치코프는 그녀의 몸에 목탄필로 줄을 그어가며 뼈의 위치를 공부하고 실습을 한다. 아뉴타는 이런 동거를 5번을 했었다. 그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나갔고 자연스레 헤어졌다. 클로치코프도 그럴 것이다. 이웃인 화가 페치소프가 와서 모델로 아뉴타를 빌려달라고 한다. 클로치코프는 바로 승낙을 한다. 아뉴타는 썩 내키지 않았지만 별말 없이 나선다. 페치소프가 클로치코프의 방을 둘러보며 이야기한다. 그래도 좀 더 생활다운 생활은 할 수 있겠지... 문명인이라면 반드시 미학적으로 살아야 ..
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 '상자속에 든 사나이' 어느 하룻밤 수의사인 이반 이바느이치와 중학교 교사 불킨은 잠이 오지 않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꺼낸다. 이 세상에는 꿀벌이나 달팽이처럼 자기 집 속으로 들어가려고만 하는 천성이 은퇴적인 사람이 적지 않아요. 불킨은 베리코프라는 그리스어 교사 이야기를 시작한다. 불킨은 베리코프와 문지방 하나를 사이에 둔 방에 각각 살았다. 베리코프는 걱정도, 의심도 많았다. 그렇게 방에서 살았다. 어느날 학교에 선생이 새로 부임했다. 그는 코발렌코라고 한다. 부임해 오면서 누이인 바렌카 같이 동네에 오게 되었다. 베리코프는 바렌카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서로 호감이 생기게 되었고 마을 사람들도 혼기가 지난 그 둘이 결혼 하기를 바랬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에 베리코프는 불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