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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 단편소설 걸인 감상
열다섯 살 때 바르빌의 큰 길에서 마차에 치여 두다리가 불구가 된 사람.
만성절 전날 도랑에 처박혀 있는 아기를 비예트 교구의 사제가 발견해 니콜라 투생이라는 이름으로 그는 남의 덕에 자라왔었다.
하지만 도움을 어려서부터 도움을 주던 사람들이 죽고, 멀어지면서 그는 혼자가 되었다.
이제 마을에는 그를 위해 걱정하고,
동정해 주는 사람들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마을 밖을 벗어 나지 않았다.
구걸하는 구역의 경계를 정하고 그곳을 넘어서려고 하지 않았다.
"어째서 너는 다른 마을에는 도통가지 않고 여기서만 절룩거리고 다니는 거냐?"
그럴 때면 모르는 사람에 대한 어렴풋한 공포와 무엇을 보든 막연하게 의심부터 품는 빈민들에 대한 공포와 처음보는 얼굴이나 조롱, 욕설, 자기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받는 의심에 찬 눈초리라든가 큰길에 둘씩 짝 지어 다니는 경관들에 대한 막연한 공포에 사로잡혀 그는 대답없이 멀리 가버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경관을 만나면 본능적으로 작은 나무들 속이나 자갈 무더기 뒤로 들어가 박히곤 했다.
사람들은 그를 '종' 이라고 불렀다.
두 다리를 못쓰게 되니,
두 개의 발목 말뚝 사이에서 몸둥이가 흔들리는 모습이 종과 같이 보여서이다.
그는 한동안 끼니를 해결하지 못했다.
그렇게 계속 걷다 어느 영감네 집 마당을 따라 있는 도랑에 잠시 몸을 뉘였다.
잠시 후 한떼의 암탉들이 지나갔고,
그는 배고픈 충동에 돌을 던져 암탉 한마리를 맞혀 쓰러뜨렸다.
암탉을 잡으러 몸을 일으켜 다가가는 순간..
집 주인 영감이 나타나 그를 뒤에서 밀어 쓰러뜨린뒤 마구 팼다.
이어 경관들이 나타났고 그를 끌고 갔다.
감옥으로 이동하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그를 보며 말했다.
"도둑놈!"
그는 할 말이 없어서 한마디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더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하기야 여러해 전부터 아무에게도 말을 한 일이 없으니,
말하는 능력조차 잃어버렸다.
그리고 그의 생각은 또한 말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도 어수선했다.
그는 읍내의 감옥에 갇혔다.
경관들은 그에게 뭔가 먹여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튿날까지 그를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그러나 이른 아침에 심문하러 갔을 때 그는 바닥에 죽어 있었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모파상의 단편 소설 중에서도 짧은 소설이다.
짧은 시간에 읽은 소설이지만 그 여운은 짧지 않다.
주인공은 태어나 사제에게 길에서 발견되어 고아로 자랐다.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자랐다.
하지만 15살의 어린나이에 사고로 두 다리가 불구가 된다.
그의 삶은 점점 어려워진다.
하루 한끼의 식사조차도 걱정을 해야하는 처지가 된다.
이는 지금 우리가 사는 현재에도 어느 곳에서 어느 사람들이 겪고 있는 일들일 수 있다.
조금의 관심과 배려를 나누면 어떨까?
나 그리고 가족, 내 지인들.. 이게 다 일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
내가 속한 작은 사회, 도시, 국가, 그리고 세계.
우리는 아주 미세하고 느낄 수 조차 없지만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
그렇게 생각한다.
아무말도 하지 않고 배고픔에 쓰러져 감옥에서 죽어간 주인공.
10분 정도에 읽을 수 있는 분량의 이야기이지만,
여운을 남기고 나를 생각에 잠기게 한다.
[출처] 지은이 : 기 드 모파상, 펴낸곳 : (주)문예출판사, 리디셀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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